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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전거 탄 풍경 덧글 0 | 조회 1,241 | 2018-03-19 00:00:00
임인호  


자전거 탄 풍경


가을볕을 받아 고아질 대로 고아진


마른 흙길 위를 허락도 없이


아버지 자전거로 달렸다


더위는 적당히 식어 작은 바람에도


하천 둔치의 코스모스들이


몸서리를 치던 그 가을


몸집 작은 내가 바퀴 큰 자전거에 기대어


숨 돌리며 쉬고 있을 때면


곡식들은 너도나도 구수한 냄새를


그 바람에 실어 보냈다.


눈 감고 구경하던 그 냄새가 좋았다.


곧 누렇게 시들 풀섶 사이로 꽃뱀 하나


허락도 없이 먹이를 찾아 헤매고


먹을 게 저렇게 지천인데 너도 배가 고프냐고


자전거에 기댄 채 맥없이 꽃뱀을 지켜보았다.


황기영 님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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